모바일 산업의 르네상스는 언제였을까?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나는 2015년 ~ 2018년을 꼽고 싶다.
르네상스가 그리운 이 시점에서 그 때의 신문 기사를 하나 둘 꺼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오늘의 기사: 포켓몬고 뒤늦은 한국 상륙 … 구글지도 때문은 아니었다


가깝고도 먼 AR

증강현실(AR)은 SF영화에서 주로 등장하던 기술이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아이언맨> 등의 영화에서 주인공들은 AR을 사용해서 실시간으로 다양한 정보를 얻고 효과적인 대응을 펼친다.

AR을 가장 선제적으로 받아들인 분야는 군사분야였는데, 군용기의 HUD부터 군인들이 착용하는 고글의 일종인 HMD까지 적극 사용되었다.

그러나 일반 대중들에게는 영화에서만 보던 생소한 기술이었다. ‘구글 글래스’등의 기기들이 있긴 했지만 그닥 흥행하지 못했고, 실생활에서 AR을 활용할 수 있는 상황도 마땅치 않았다.

그러던 2016년, 스타트업 나이앤틱은 AR기술의 전환점이 될 게임, Pokémon GO를 출시한다.


포켓몬고의 선풍적 인기

사실 아이디어는 간단했다. 누구나 포켓몬 게임을 하면서 한 번쯤은 포켓몬 게임 내에서 구현된 마을을 돌아다니며 포켓몬을 잡는 대신 현실에서 돌아다니면서 포켓몬을 잡는 상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곳곳에 포켓몬을 풀어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게임과 관련된 장비를 곳곳에 설치하기에는 너무 비효율적이기에 그 것은 언제나 상상에 머물렀다.

하지만 AR 기술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실제 포켓몬, 비싼 장비와 설치비 등도 모두 필요 없었다. 지도에 걸맞게 게임 요소들을 구현해 놓으면 그만인 것이었다.

상상이 현실이 되자 포켓몬고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2016년 7월에 출시한 이후 곧바로 앱스토어 1위를 차지할 정도의 폭발적인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고, 희귀 포켓몬이 잘 나오는 지역,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포인트 등을 공유하는 SNS 게시물들이 많은 사람들의 추천을 받았다. 뉴스도 하루가 멀다하고 스마트폰만 보면서 길거리를 걷는 사람들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으니 그 파급효과가 실로 어마어마했던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강 건너 불 구경 하듯이 이 상황을 지켜만 보던 나라가 있었으니, 바로 대한민국이었다.


늦어진 국내 출시

포켓몬고의 국내 출시는 정식 발매 6개월이 지난 2017년 1월에서야 이루어졌다.



많은 사람들은 게임 출시가 늦어진 이유를 구글 지도 때문으로 분석했다. 군사시설 등의 이유로 지도 관련 정보제공에 매우 인색한 한국 특성상 구글 지도를 사용하는 포켓몬고의 출시가 난항을 겪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나이앤틱에서는 지도 문제 때문에 출시가 지연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지만, 당시 한국은 구글 지도를 사용하는 다른 국가와는 다르게 오픈스트리트맵 기반으로 구현되었다.

어쨌든 한국에서도 포켓몬고를 즐길 수 있게 되었고, 다른 나라와 비슷한 현상들이 나타났다. 희귀 포켓몬이 나오는 지역에 사람이 몰리기도 하고, 스마트폰만 보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다가 큰 사고가 날 뻔한 사람들도 많았다. 심지어 특정 지자체에서는 포켓몬고를 이용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혜성처럼 등장한 포켓몬고는 AR 산업에 이목을 집중시키는 동시에 AR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고 차세대 기술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현재

그리고 2023년, AR 기술은 실생활 곳곳에 들어와 있다. 많은 길이 측정 앱은 AR을 이용해 현실 공간에 존재하는 물건들의 너비를 측정해준다. 또, 통신사들은 AR을 이용해 공룡, 동물 등을 보여주어 어린 아이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하는 동시에 교육에도 도움을 주는 서비스들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박물관에서도 전시물과 설명만으로는 전달하기 어려웠던 상황들을 AR을 이용해 더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기업들은 AR을 이용해 가구나 가전제품이 내 집에 들어와 있는 모습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출처: 실학박물관


포켓몬고가 대중화한 AR은 현재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VR보다 더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AR의 르네상스를 경험한 한 사람으로써, AR이 어디까지 발전할 지 매우 기대된다.




출처 없는 이미지: 기사에서 발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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